우비 oubi


우비 oubi
타코피의 원죄 중기
- 스포주의 -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여주를 끔찍한 방식으로 괴롭히고 자살로 몰아간 마리나는 '환경이 안타까워서', '사실은 피해자' 같은 소위 재평가를 받는데 불구하고
그런 마리나로 인해 더욱 가혹하고 처절한 환경에서 발버둥치며 살아온 시즈카는 후반부의 행적으로 인해 괴롭힌 게 이해가 간다는 둥 기질이 못났다는 둥의 지적을 당한다.
우린 대체 언제쯤 가해자에 대한 위선적 이해와 동정을 멈추고 오롯이 피해자를 위해 슬퍼할 수 있을까.
약자에겐 무결함을 요구하며 강자의 악행은 합리화된다.
가해자를 위해 흘린 눈물의 단 절반이라도 피해자를 향했다면 시즈카 같은 아이는 세상에 없었을 것.
+
별개로 작품의 서사에는 공감하는 편.
독자가 용서할 수 있는 건 결말부의 마리나뿐이다. 작가의 의도 또한 마찬가지. 결말에 다다르며 비로소 성장한 세 명의 이야기가 작품의 결실이라고 생각.
타코피의 영향으로 마리나는 용서 받을 수 있는 길을 택했고 시즈카는 이해하는 길을(이해할 의무도 없지만) 아즈마는 반항하는 길을 택했다. 그렇게 비로소 독자는 결말을 사랑할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서 결말 이전의 세상과 결말 이전의 마리나까지 품어주고 포용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작품이 걸어온 길을 다시 역행하는 것. 애초에 결말 이전의 파기된 우주를 오롯이 사랑할 수 있었다면 타코피가 희생할 이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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