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구르미

떼구르미
안녕하세요 여러분 떼구르미입니다.
오늘은 조금 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바쁘신 분들을 위한 요약글은 스크롤 맨 아래 있습니다)
사실 이 글도 쓸까 말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괜히 또 방향을 바꾸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걱정도 됐고,
아직 제 생각이 완벽하게 정리된 것도 아니라서 그냥 조용히 넘어갈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지금 제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아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근에 몸이 아파서 방송을 쉬게 되었잖아연.
처음에는 그냥 얼른 회복해서 방송 복귀해야지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정말 많이 하게 되더라구여.
원래 저는 방송을 쉬는 걸 잘 못하는 편입니다.
뭔가 해야 할 것 같고,
뭔가 준비해야 할 것 같고,
뭔가 더 잘해야 할 것 같고.
그래서 항상 이것저것 욕심내면서 달려왔던 것 같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강제로 멈추게 되었고,
그동안 미뤄뒀던 고민들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나는 왜 방송을 하고 있을까.
나는 어떤 방송을 하고 싶은 걸까.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생각보다 이 질문들을 오래 붙잡고 있었습니다.
밥을 먹다가도 생각나고,
산책을 하다가도 생각나고,
잠들기 전에 누워서도 생각나고.
그냥 콘텐츠 하나를 바꿀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방송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저는 남자 버츄얼 아이돌 관련 콘텐츠를 많이 했습니다.
월드컵도 하고,
노래도 듣고,
같이 덕질도 하고.
덕분에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고,
즐거운 순간도 정말 많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의 방송을 보러 와주신 분들께는 지금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계속 마음속에 남아 있던 고민도 있었습니다.
저는 원래 남자 버츄얼 아이돌을 전문적으로 파는 사람은 아닙니다.
좋아하는 마음은 분명 있지만,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도 아니고,
특정 그룹을 깊게 덕질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고 방송을 하면서
"나는 지금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쉬면서 그 이유를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저는 특정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게임도 스토리가 궁금해서 하고,
애니메이션도 스토리가 궁금해서 보고,
아이돌도 결국 멤버들의 이야기와 성장 과정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것들을 쭉 돌아보니 결국 중심에는 늘 스토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스토리 게임과 이야기 중심 콘텐츠의 비중을 조금씩 늘려보려고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조금 무섭습니다.
지금까지 아이돌 콘텐츠를 통해 저를 알게 되신 분들도 계시고,
이런 이야기를 하면 실망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고,
또 게임 콘텐츠를 한다고 해서 갑자기 잘 될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오히려 더 사람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쉬면서 내린 결론이 하나 있다면,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저 스스로 오래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도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쯤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방향으로 걸어가 보고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까지 해왔던 콘텐츠를 전부 그만두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제가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생기면 앞으로도 언제든지 할 예정입니다.
다만 앞으로는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고,
조금 더 많은 스토리를 탐험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저도 아직 정답을 찾은 건 아닙니다.
어쩌면 시행착오도 할 것이고,
또 다른 고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항상 부족한 방송 봐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90도 인사)
앗..!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번에 쉬면서 느낀 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몸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방송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 보니
무리해서 일정을 잡거나,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몸 상태를 조금 더 신경 써보려고 합니다.
기존처럼 일정표를 미리 짜서 방송하기보다는,
컨디션을 확인하면서 게릴라 방송 위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갑자기 방송이 켜질 수도 있고,
예상보다 늦게 켜질 수도 있고,
어떤 날은 푹 쉬어갈 수도 있습니다.
조금 자유로운 방식으로 방송을 해보려고 합니다.
방송 횟수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그 대신 더 건강한 상태로 오래 방송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4줄 요약 데수!
* 아프면서 쉬는 동안 생각보다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 저는 아이돌보다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 앞으로는 스토리 게임 비중을 늘려보려고 합니다.
* 몸 관리도 해야 해서 당분간은 게릴라 방송 위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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